서성한 공대 다니다가 뒤늦게 공부바람 불어서 4학년 1학기때 집에다가 대학원간다고 하고 그동안 하고싶었던 공부 하러 대학원 들어감. 대학원 생활은 하고 싶은 공부 해서 그런지 정말 재미있었고 그때가 인생에서 제일 즐거운 시간 중 하나였음
석사 마치고 취업할 시간 다가왔는데 내가 배운 전공을 써먹을 수 있는 곳을 가야할지 아니면 남들처럼 대기업 갈 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었음. 당시 서성한 학부 출신에 석사출신이면 대기업 연구소는 어렵지 않게 들어갔음. 연구실 선배들도 대부분 대기업 들어갔고.
그러다가 전공에 딱 맞는 기업에서 연구실에 컨택이 와서 오라고 함. 괜찮은 기업이었는데 기업 규모는 중소기업이었음. 그래도 취업시장에서는 유명한 기업이었고 나름 자체 연구소도 있고 규모만 중소기업이지 중견 취급 받는 기업이었음.
한 3~4개월 고민하다가 결국 이 중소기업으로 가자 하고 갔는데 그때부터 친척들 참견이 시작됨... ㅋㅋ
갑자기 고모들이 우리 집으로 우루루 와서 아니 자기 조카는 성균관대 나와서 SK 들어갔는데 복지가 그렇게 좋다더라. 왜 대학원까지 나와서 중소기업으로 가냐고 뭐라고 함.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 싶어서 가는거고 여기 거쳐서 갈 곳 생각해둔 곳 있다고 얘기했는데도 다들 뭔가 불편한 표정으로 쳐다봄.
그렇게 한바탕 풍파 지나간 다음 1~2년 뒤였나 사촌 결혼식에 갔는데 거기서 사촌 동생 만나서 반갑다고 이야기 함. 사촌 동생은 기아차 들어갔는데 고모들이 기아차 들어간 거 엄청 자랑했었음. 나는 별 생각 없이 취업 축하한다고 하는데 명함을 주길래 나도 내 명함 줌. 그런데 사촌동생이 명함 받으면서 표정이 좀 이상함.. ㅋㅋ 뭔가 비웃는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안 좋았음;
솔직히 내 선택으로 중소기업 선택한거긴 했지만 나름 계획이 있어서 간건데 그런 취급 당하니깐 이게 좀 오래 가더라.. ㅋㅋ
나중에 내가 생각해뒀던 외국 회사로 이직하는데 큰고모가 OOO이 영어를 할줄 알아? 걔는 외국 한번도 안나가봤으면서 무슨 외국회사로 가냐 이런소리 계속 하심. 이게 평소에 잘해주셨으면 그냥 걱정되서 그러는구나 할텐데 매번 큰고모 자식들이랑 매형 자랑하면서 나랑 비교하는 말 자주 하셨어서 좋게 안들림 ㅋㅋ
지금은 이직 잘해서 외국 회사 잘 다니는 중.